우리는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았습니다. 매캐한 화약 연기 속에서 차갑고 섬뜩한 무기를 손에 쥐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맛있게 빵을 먹는 것을 지켜보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마음놓고 웃고 싶었습니다.
오후 3:55 - 2018년 7월 14일 링크
시작한 건 저들입니다. 그러나 끝내는 건 우리일 것입니다. #14juillet
* 바스티유 습격이 일어난 7월 14일 프랑스 혁명 기념일을 맞이해 쓴 트윗입니다. 트위터 해시태그 #14Juillet(7월 14일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을 쓰면 이런 삼색모장 이모지가 자동으로 나왔는데 그날이 지나가니 사라졌네요 ㅋㅋ
민주주의 체제에서 가장 견제돼야 할 집단은 바로 군대입니다. 민주적인 헌법과 제도가 갖춰졌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군대는 가장 강력한 무력을 지닌 조직이며, 이들의 총칼 앞에서 법전 따위는 무력합니다. 군대가 시민의 통제 아래에 놓여 떠나지 않도록 부단히 감시해야 합니다.
오후 9:40 - 2018년 7월 20일 링크
특히 군 장교들을 언제나 의심하십시오. 귀족 제도가 사라지더라도 군 수뇌부에 귀족들, 귀족의 지배를 지키려는 이들, 압제로부터 이득 보던 이들이 남아있는 한, 반혁명에 국민의 운명을 맡긴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들을 한시바삐 해임해야 합니다. 그랬다간 군대 조직과 국가 방어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되십니까? 반역자, 반민주주의자를 용서함으로써 원칙을 어기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합니다. 의심스러운 자에게 그토록 잘 드는 칼을 맡기는 게 더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조국을 잃는 것보다는 하나의 전투를 잃는 것이 더 낫습니다. 군대가 시민에게서 떠나지 않으려면 꼭 해야 할 또 다른 일은
군인 하나하나가 군인인 동시에 인간이자 시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군대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 즉 맹목적인 복종의 규율을 버려야 합니다. 시민이 민사 및 정치법이 금하지 않는 한 모든 것을 할 권리를 가지듯, 군인도 군법이 금하지 않는 모든 것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군법으로 정해지지
않은 사항을 금지하거나 요구하는 지휘관은 병사에 대해 독재를 행하는 것이며 법에 대해서는 반란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 때 병사가 불복종하는 건 정당합니다. 이 원칙이 지켜진다면 설령 야심 많은 장교가 군사쿠데타를 꾀하더라도 애국적인 병사들의 불복종이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병사들에게
자유를 주면 군 기강이 해이해진다는 걱정은 기우입니다. 권력자가 아니라 동료 시민과 가족을 위해 싸우는 병사들이 노예 상태의 병사들보다 기강과 사기가 떨어질 리 있겠습니까?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모르는 영혼 없는 허수아비들이 필요하다니 모순입니다. 시민적 덕성 없이 복종만을 주입받은
병사들은 전제정을 지킬 뿐, 조국과 주권을 수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혹시 장교들이 공공연하게 헌법을 침해하는 것은 받아들이면서 부하들에게는 그 장교들에 대한 무한한 복종을 요구하고 있는 건 아닙니까? 근본적으로 장교에 대한 복종과 국민에 대한 충성은 양립하기 어렵습니다.
민주주의는 그 안의 모든 조직에 확고히 뿌리박아야 튼실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군대가 국가 방위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제한할 특수성을 가진다고 하지 마십시오. 반대로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더욱 확실히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 기무사에서 박근혜 탄핵이 부결되면 계엄령을 내리려고 했다는 것이 단순히 만약을 위한 검토를 넘어서 친위쿠데타의 구체적 실행계획 수준이었다는 걸 알려주는 기무사 문건이 발표된 날이죠. 전국에 군 부대를 보내 장악하고 언론을 검열하고 심지어 계엄령을 해제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을 체포하기까지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 군사독재의 그림자가 드리우는데요... (청와대 브리핑 본문 링크. 요약 정리한 경향신문 기사 링크.) 제4의 벽을 뚫은 것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 로베스피에르가 군대 견제 및 민주화에 대한 말을 한 걸 모은 거예요. 이런 시국이라 떠오른 거긴 하지만요. 매번 고민하는 거지만 로베스피에르가 민주주의에 충실했는가는 이론의 여지가 많긴 한데 군대에 대한 문민 통제의 중요성을 알린 데는 공로가 있다고 봐서... 아무튼 우리 현실은 참 통탄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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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의 소요를 군대가 진압할 수 있도록 비상시에 군대에 행정, 사법권과 개인의 기본권에 예외조치를 취할 권한을 주는 계엄법이 인민의 대표, 국민의회 안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세상을 흔들지 않고는 바꿀 수 없거늘, 자유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혼란을 이유로 자유 그 자체를 압살한다니요?
오후 9:30 - 2018년 7월 21일 링크
그것도 자유를 향해 총부리를 겨눌 수 있는 자들, 군대의 손으로! 자유를 보장하려면 법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며 인민이 늘 힘과 용기로 무장하고 깨어있어야 합니다. 소란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폭도로 선언한다면 가장 열렬한 자유의 수호자들을 추방하게 될 겁니다.
계엄령은 극심한 폭력 사태에만 예외적으로 적용된다고요? 개인의 산발적 위법 행위를 시위 전체에 돌리고, 법을 가죽처럼 늘려 시위의 위법성을 확대 해석하고, 공권력이 시위의 질서 유지를 핑계로 위협을 가하는 등, 정부가 합법적인 비무장 시위를 폭력적 소요로 몰아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설령 폭력적 소요라 한들 그 대응 방안으로 무장 진압부터 꺼내들어선 안 됩니다. 소요는 자유와 유사한 수단을 통해 예방해야 합니다. 군사력을 동원하기 전에 지자체가 타협, 설득, 교화의 수단을 다해야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소요의 원인을 살펴야 합니다. 인민이 일어나서 빵을 요구하는데
우리는 빵을 갖고 있지 않으니 인민을 학살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렵니까? 더군다나 인민의 참정권과 청원권을 제대로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고, 그래서 합법적으로 요구할 통로를 막아버리고서는 소요를 일으킨다며 학살하는 것은 인민을 막다른 길로 몰아 그물질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위험한 점은 계엄이란 독재권을 군대에 주는 제도라는 겁니다! 가장 확실한 강제력, 즉 무력을 가진 조직이 독재 사령부로서 전권을 가진다니요. 설령 정말 국가 위기가 닥쳐 합법적 절차보다 빠르게 적들을 물리치는 독재를 실행하더라도 문민정부의 손으로 행하는 게 낫습니다. #공포정치
https://twitter.com/1789Robespierre/status/1020278208556515328 이미 말했다시피 군대는 민주정에서 가장 견제돼야 할 조직입니다. 장군 카이사르가 병사들을 자기 사병처럼 만든 뒤 독재권을 쥐고 공화정을 몰락시킨 이래로, 모든 시대의 군인들이 얼마나 쉽게 일반의지로부터 자신을 분리하고 다른 시민들을 지배하려 들었습니까.
평화를 추구하되 그게 어떤 평화인지를 살피십시오. 도적들에게 원하는 걸 내어주는 것도 안전을 지키는 한 방법입니다. 허나 그런 노예 상태의 조용함은 평화가 아니라 죽음입니다. 진정한 평온과 질서는 정의, 자유, 행복 없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기억하십시오. 약간의 일시적 안전을 위해 근본적인 자유를 포기하는 자들은 자유도 안전도 누릴 자격이 없습니다!
* 어제와 오늘의 트윗은 로베스피에르가 실제로 했던 말들을 논지 유지하는 조금의 변형만 거쳐 모은 것인데... 위에 말했다시피 기무사 계엄령 문건 때문에 생각난 게 맞고 하루만에 가라앉는 분노가 아니네요...
* "정부가 합법적인 비무장 시위를 폭력적 소요로 몰아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가 들어가는 트윗은 1791년 7월 17일 샹 드 마르스 학살에 대한 데물랭의 글에서 영감을 얻은 거고, 벤저민 프랭클린의 어록은 실제로 로베스피에르가 인용했던 건 아니지만 이번 타래의 논지에 잘 맞는다고 봐서 제가 인용했습니다.
* 로베스피에르가 의회에서 계엄법에 대해 가장 강경하고 거의 유일한 반대자였던 건 맞는데, 평화와 질서를 위해 자유를 억압해선 안 된다는 계엄법 반대의 주 논지가 자신의 공포정치에도 적용될 수 있어서 트윗 쓰기 망설여지긴 했습니다. 근데 그냥 이 모순도 즐기려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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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아직 현실에서 실행하기 전 종이 위에 글씨로만 존재할 때 가장 아름다울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혁명도 성공한 첫날, 모든 것을 무너뜨린 후 아직 새 것을 건설하지는 않았을 때가 가장 행복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삶과 세상은 계속되고, 결과가 어떨지 몰라도 우리는 나아가야 합니다.
오후 9:29 - 2018년 7월 27일 링크
기존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재검토되는 이 혁명의 순간에, 가능성은 천국부터 지옥까지 무한하게 열려있습니다. 심지어 둘 다일 수도 있죠. 하나 분명한 건 나아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는 인민을 믿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성공하든 실패하든 가치 있는 것을 남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후세의 인민을 믿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성과와 과오 모두로부터 배울 것이며 우리보다 더, 나아가 우리가 바랄 수 있었던 것보다도 더 많이 이뤄낼 것입니다.
하여, 끝나기도 전에 두려워 움츠러들지 않겠습니다. 어떤 끝이 오더라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9thermidor #테르미도르_반동_기념
* 1794년 7월 27일 로베스피에르가 실각한 사건을 테르미도르 반동이라고 부르죠. 국민공회에서 체포된 게 그 날이고, 파리코뮌이 봉기해 석방시켰다가 농성 실패하고 모두 다시 체포되며 정리된 건 그 다음 날 28이지만요. 그리고 28일 그 날 오후에 로베스피에르와 21명의 동료들이 처형됐습니다. 1789년 시점인 본 봇이 직접적으로 얘기하긴 이상하고, 실패를 두려워 않겠지만 실패해도 역사는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암시적으로 전해봤습니다.
* 테르미도르 반동의 날에 맞춰 트윗하겠다고 진작 준비해둔 건데 망설여진 게... 며칠 전 23일에 故 노회찬 의원께서 별세하셨죠. 진보파 정치 지도자의 죽음이란 점에서 연결돼 보일까봐 노파심이 드는데, 비슷한 점도 그닥 없는 것 같지만 보이더라도 전혀 의도한 게 아닙니다. 지금 얘기하는 건, 특히 로베스피에르 롤플레잉으로 굴절시켜 얘기하는 건 너무 섣부른 일일 겁니다. 어쨌든 고인의 영면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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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아침에 가난을 없앨 수 없다면 대신 가난을 명예롭게 만들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인민이 가난한 것은 그 자신의 게으름 때문이며 지킬 재산이 없기 때문에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데도 관심이 없다는 경멸과 두려움의 시선에 맞서, 인민이야말로 무위도식하며 사치를 일삼는 부자들과 달리
오후 9:01 - 2018년 8월 5일 링크
쉴새없이 노동하며 검소하게 사는 이들, 가족과 적은 수입을 소중하게 지키며 오히려 사회의 혼란에 가장 먼저 생계의 타격을 입기에 누구보다 평화와 질서를 사랑하는 이들임을 밝힘으로써 말입니다. 또한 생계가 곤란한 극빈자들에게 공공부조를 제공해, 인간다운 삶의 최저선을 보장하고
가난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보편적인 공교육을 통해 인민이 계몽되어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힘을 갖도록 할 수 있습니다. 자유, 생명, 안전의 권리는 물론이고 국가 사회의 운영에 참여할 참정권까지 모두에게 보장함으로써, 인권이라는 가장 소중한 재산만은 모두가 지키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동지들과 했는데, 로낭이 빈정대더군요. 그래서 결국 가난을 내버려두고 그럴싸한 말로 속여 체념하게 만드는 거라고, 당장 빵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명예니 교육이니 참정권이니 하는 건 아무 쓸모가 없다고요. 저는... 순간적으로 울컥 짜증이 났습니다.
네가 모자라다고 하는 이 정도의 말 때문에 내가 의회에서 얼마나 비웃음 당하고 미친 과격파 취급을 받는지 아느냐고, 대체 어디까지 가야 만족할 수 있겠냐고 쏘아붙이고 싶어졌죠. 그리고는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부끄러워졌습니다.
아무리 빈자를 위해 발언하는 혁명 지도자가 얼마 없다 한들, 인민은 현존하는 것 안에서만 바라야 하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더 나은 것을 바랄 권리가 있습니다. 인민은 정치가들이 내놓은 것 안에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 결정한 것을 대리인, 공복들에게 명령하는 주권자니까요.
...신이시여, 제가 빈자들의 대변인 자리를 독점하고 인민을 제 정견 안에 가두려 드는 오만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혹은 그런 오만에 빠지는 즉시 저를 벌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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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놀랍도록 선선하군요. 이쯤이면 꺾일 무렵이다 싶을 때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던 더위였는데, 그렇다고 영원할 수는 없는 법이죠. 절대 끝나지 않을 듯 지독하던 더위도 계절의 흐름에 따라 물러갑니다.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견고하던 앙시앵 레짐도 역사의 진보에 따라 일소될 겁니다.
오후 11:14 - 2018년 8월 17일 링크
그래서 révolution이 천체의 순환에서 온 말인 걸까요. 자연법칙처럼 절대적인 진보의 법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고 이루어지도록 예정되어 있는 것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지금 저들이 아무리 강해 보여도, 우리의 투쟁이 아무리 위태로워 보여도, 결국 미래는 우리의 것입니다.
https://twitter.com/1789Robespierre/status/1030457763799781377 오늘 더웠죠. 다시 더워졌네요… 음… 여름이 가는 건 맞지만 잠시 거꾸로 더워질 수 있듯이, 역사는 긴 견지에서 보면 진보하지만 단기적으로 반동할 수 있죠. 그래서 자유가 법전에 새겨졌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늘 깨어서 적극적으로 지켜야 하는 겁니다! 하하하…;;
오후 8:47 - 2018년 8월 21일
* 날씨가 선선해지다가 다시 더워졌다가 종잡을 수 없어서 처음에 했던 얘기가 민망해졌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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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1789Robespierre/status/1020278208556515328 일전에 군대는 민주주의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집단이라는 말을 했지만, 인민이 인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무장한 시민군은 지배자들의 용병과 대조되는 민주주의의 보류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장 자크 루소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제네바 공화국 얘기를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오후 4:21 - 2018년 9월 9일 링크
제네바 공화국은 우리 시대에선 가장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에 가까운 도시입니다. 프랑스 리옹이 10만, 파리가 50만인데 반해 제네바의 인구는 2만 명뿐이고, 강력하며 종종 위협적인 이웃들에 둘러싸여 독립을 지키고 있으며, 이론상 모두 남성 시민들로 이루어진 시의회에 의해 민주적으로 통치됩니다.
그러나 시민은 전체 주민 중 소수였고 다수는 '거주민'이라 불리는 이주민들과 그들의 후손인 '원주민'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시민권이 없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제네바를 지배하는 건 200인 평의회를 구성하는 부유한 가문들로 이루어진 소집단이었고, 200인 평의회는 다시 실권을 소위원회라는 25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행정부에 위임했습니다. 이름만의 민주정일 뿐 실제로는 과두정인 것입니다. 루소 집안은 200인 평의회에 한 번도 뽑힌 적이 없었고, 장 자크의 아버지 이자크 루소는 상류층이 사는 언덕 윗동네에서 가난한 노동자들이 사는 아랫동네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이 노동자 구역에서
정치 토론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그리고 고대 아테네 민주정이나 로마 공화국의 영웅전을 읽으면서, 어린 장 자크는 인민주권을 믿는 동시에 과두정치가 그것을 우롱하고 있음을 뼈저리게 인식하며 자랐습니다. 이런 체제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장한 인민들의 의용군은 과두정의
소수 독재자들로부터 의혹에 찬 눈길을 받았습니다. 어느 날 한 무리의 의용병들이 동원훈련을 마쳤을 때였죠. 그들은 식사 후 생제르베 광장에 모여 장교, 사병 할 것 없이 어울려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그 광경을 창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거리로 나와 합류하고 포도주를 자발적으로
내오고 아이들도 잠옷 차림으로 엄마 아빠에게 달려왔습니다. 춤이 멈추면 온통 입맞춤과 웃음과 포옹과 건배가 휩쓸었죠. 이 작은 즉석 민중축제 속에서 이자크는 장 자크를 껴안으며 감동으로 온몸을 떨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죠. "장 자크야, 네 나라를 사랑해라. 이 선량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느냐.
이들 모두는 친구이고 형제이다. 기쁨과 화합이 이들 사이에서 넘쳐흐르고 있구나." 과두 독재에 맞서는 인민들의 이 형제애를 회상하며 훗날 40대 중반이 된 장 자크는 제네바를 찬양하는 글에 이 일화를 실었죠. 루소는 늘 자신이 자유로운 평민으로서 군주에게 종속된 귀족보다 영광스럽다 생각했고
자랑스레 '제네바의 시민'이라고 서명했습니다. 저는 군대가 인민과 분리된 집단이 되면 인민을 억압하려들 것이라 말해왔습니다. 반대로 군대가 자신과 동료시민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일어선 사람들의 집단이 된다면, 그리고 하급자를 억압하지 않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 형제애와
민주정신이 깃든다면, 그런 군대는 가장 강력한 민주주의의 방패가 됩니다. 반면 전제군주가 돈으로 사들인 군대는 외적을 물리칠 수 있을진 몰라도 내부의 자유를 지킬 수는 없죠. 우리의 군대가 진정 자유로운 인민의 도구이자 수호자가 되기를, 그리하여 또 다른 어린 루소들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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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알로윈? 할로윈? 핼러윈? 아무튼 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날이라는군요. 물론 정말 그럴 리야 없지만 가족, 이웃, 친구들과 우애를 나누는 축제는 좋은 일이죠. 모두들 즐거운 축제일 보내십시오.
#Halloween
#Halloween2018
#HappyHalloween
오후 7:57 - 2018년 10월 31일 링크
영어 발음대로 써서 핼러윈은 켈트족의 전설에 기독교의 만성절 전야가 합쳐져서 생긴 축제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지금 여기 프랑스에선 기리지 않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축일이며 미국에서도 그곳 출신 이민자들이 기념한다고 하더군요. (* 출처: https://m.terms.naver.com/entry.nhn?docId=2180232&cid=42836&categoryId=42836)
특히나 미국의 아일랜드인 이민자들이 어떤 심정으로 이 날을 기리고 있을지 생각하면 자못 숙연해집니다. 아일랜드는 잉글랜드에 복속되어 크롬웰에게 학살당하고 아직도 종교적 탄압과 지역 차별에 시달리고 있죠. 심지어 미국에서도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들은 흑인에 버금가게 차별당한다 합니다.
물론 흑인이라고 차별당해도 되는 건 아니며 둘 모두 해방돼야 하지만. 압제 때문에 조국을 등지고 낯선 곳에 와서도 차별받는 이들이 모여 선조들을 기리는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원래의 조국을 떠나야 했는데 새로운 조국에서는 소외당하니 사실상 조국이 없는 셈이며 시민도 되지 못하는 거죠…
프랑스 국민들도 신민이었던 시절에는 조국이 없었으며 이제 막 시민이 되고 조국을 만드는 중입니다. 우리의 혁명이 아일랜드를 비롯한 모든 인류에게 자신의 조국을 갖게 할, 거대한 진보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디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한 핼러윈이 되기를… #HappyHalloween
* 할로윈데이 기념 트윗인데 역시나 혁명 얘기로 끝맺었네요ㅋㅋ
오후 3:55 - 2018년 7월 14일 링크
시작한 건 저들입니다. 그러나 끝내는 건 우리일 것입니다. #14juillet
* 바스티유 습격이 일어난 7월 14일 프랑스 혁명 기념일을 맞이해 쓴 트윗입니다. 트위터 해시태그 #14Juillet(7월 14일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을 쓰면 이런 삼색모장 이모지가 자동으로 나왔는데 그날이 지나가니 사라졌네요 ㅋㅋ
민주주의 체제에서 가장 견제돼야 할 집단은 바로 군대입니다. 민주적인 헌법과 제도가 갖춰졌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군대는 가장 강력한 무력을 지닌 조직이며, 이들의 총칼 앞에서 법전 따위는 무력합니다. 군대가 시민의 통제 아래에 놓여 떠나지 않도록 부단히 감시해야 합니다.
오후 9:40 - 2018년 7월 20일 링크
특히 군 장교들을 언제나 의심하십시오. 귀족 제도가 사라지더라도 군 수뇌부에 귀족들, 귀족의 지배를 지키려는 이들, 압제로부터 이득 보던 이들이 남아있는 한, 반혁명에 국민의 운명을 맡긴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들을 한시바삐 해임해야 합니다. 그랬다간 군대 조직과 국가 방어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되십니까? 반역자, 반민주주의자를 용서함으로써 원칙을 어기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합니다. 의심스러운 자에게 그토록 잘 드는 칼을 맡기는 게 더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조국을 잃는 것보다는 하나의 전투를 잃는 것이 더 낫습니다. 군대가 시민에게서 떠나지 않으려면 꼭 해야 할 또 다른 일은
군인 하나하나가 군인인 동시에 인간이자 시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군대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 즉 맹목적인 복종의 규율을 버려야 합니다. 시민이 민사 및 정치법이 금하지 않는 한 모든 것을 할 권리를 가지듯, 군인도 군법이 금하지 않는 모든 것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군법으로 정해지지
않은 사항을 금지하거나 요구하는 지휘관은 병사에 대해 독재를 행하는 것이며 법에 대해서는 반란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 때 병사가 불복종하는 건 정당합니다. 이 원칙이 지켜진다면 설령 야심 많은 장교가 군사쿠데타를 꾀하더라도 애국적인 병사들의 불복종이 막을 수 있을 겁니다. 병사들에게
자유를 주면 군 기강이 해이해진다는 걱정은 기우입니다. 권력자가 아니라 동료 시민과 가족을 위해 싸우는 병사들이 노예 상태의 병사들보다 기강과 사기가 떨어질 리 있겠습니까? 자유를 지키기 위해 자유를 모르는 영혼 없는 허수아비들이 필요하다니 모순입니다. 시민적 덕성 없이 복종만을 주입받은
병사들은 전제정을 지킬 뿐, 조국과 주권을 수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혹시 장교들이 공공연하게 헌법을 침해하는 것은 받아들이면서 부하들에게는 그 장교들에 대한 무한한 복종을 요구하고 있는 건 아닙니까? 근본적으로 장교에 대한 복종과 국민에 대한 충성은 양립하기 어렵습니다.
민주주의는 그 안의 모든 조직에 확고히 뿌리박아야 튼실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군대가 국가 방위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제한할 특수성을 가진다고 하지 마십시오. 반대로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더욱 확실히 민주적이어야 합니다.
* 기무사에서 박근혜 탄핵이 부결되면 계엄령을 내리려고 했다는 것이 단순히 만약을 위한 검토를 넘어서 친위쿠데타의 구체적 실행계획 수준이었다는 걸 알려주는 기무사 문건이 발표된 날이죠. 전국에 군 부대를 보내 장악하고 언론을 검열하고 심지어 계엄령을 해제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을 체포하기까지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 군사독재의 그림자가 드리우는데요... (청와대 브리핑 본문 링크. 요약 정리한 경향신문 기사 링크.) 제4의 벽을 뚫은 것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 로베스피에르가 군대 견제 및 민주화에 대한 말을 한 걸 모은 거예요. 이런 시국이라 떠오른 거긴 하지만요. 매번 고민하는 거지만 로베스피에르가 민주주의에 충실했는가는 이론의 여지가 많긴 한데 군대에 대한 문민 통제의 중요성을 알린 데는 공로가 있다고 봐서... 아무튼 우리 현실은 참 통탄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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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의 소요를 군대가 진압할 수 있도록 비상시에 군대에 행정, 사법권과 개인의 기본권에 예외조치를 취할 권한을 주는 계엄법이 인민의 대표, 국민의회 안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세상을 흔들지 않고는 바꿀 수 없거늘, 자유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혼란을 이유로 자유 그 자체를 압살한다니요?
오후 9:30 - 2018년 7월 21일 링크
그것도 자유를 향해 총부리를 겨눌 수 있는 자들, 군대의 손으로! 자유를 보장하려면 법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며 인민이 늘 힘과 용기로 무장하고 깨어있어야 합니다. 소란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폭도로 선언한다면 가장 열렬한 자유의 수호자들을 추방하게 될 겁니다.
계엄령은 극심한 폭력 사태에만 예외적으로 적용된다고요? 개인의 산발적 위법 행위를 시위 전체에 돌리고, 법을 가죽처럼 늘려 시위의 위법성을 확대 해석하고, 공권력이 시위의 질서 유지를 핑계로 위협을 가하는 등, 정부가 합법적인 비무장 시위를 폭력적 소요로 몰아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설령 폭력적 소요라 한들 그 대응 방안으로 무장 진압부터 꺼내들어선 안 됩니다. 소요는 자유와 유사한 수단을 통해 예방해야 합니다. 군사력을 동원하기 전에 지자체가 타협, 설득, 교화의 수단을 다해야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소요의 원인을 살펴야 합니다. 인민이 일어나서 빵을 요구하는데
우리는 빵을 갖고 있지 않으니 인민을 학살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렵니까? 더군다나 인민의 참정권과 청원권을 제대로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고, 그래서 합법적으로 요구할 통로를 막아버리고서는 소요를 일으킨다며 학살하는 것은 인민을 막다른 길로 몰아 그물질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위험한 점은 계엄이란 독재권을 군대에 주는 제도라는 겁니다! 가장 확실한 강제력, 즉 무력을 가진 조직이 독재 사령부로서 전권을 가진다니요. 설령 정말 국가 위기가 닥쳐 합법적 절차보다 빠르게 적들을 물리치는 독재를 실행하더라도 문민정부의 손으로 행하는 게 낫습니다. #공포정치
https://twitter.com/1789Robespierre/status/1020278208556515328 이미 말했다시피 군대는 민주정에서 가장 견제돼야 할 조직입니다. 장군 카이사르가 병사들을 자기 사병처럼 만든 뒤 독재권을 쥐고 공화정을 몰락시킨 이래로, 모든 시대의 군인들이 얼마나 쉽게 일반의지로부터 자신을 분리하고 다른 시민들을 지배하려 들었습니까.
평화를 추구하되 그게 어떤 평화인지를 살피십시오. 도적들에게 원하는 걸 내어주는 것도 안전을 지키는 한 방법입니다. 허나 그런 노예 상태의 조용함은 평화가 아니라 죽음입니다. 진정한 평온과 질서는 정의, 자유, 행복 없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기억하십시오. 약간의 일시적 안전을 위해 근본적인 자유를 포기하는 자들은 자유도 안전도 누릴 자격이 없습니다!
* 어제와 오늘의 트윗은 로베스피에르가 실제로 했던 말들을 논지 유지하는 조금의 변형만 거쳐 모은 것인데... 위에 말했다시피 기무사 계엄령 문건 때문에 생각난 게 맞고 하루만에 가라앉는 분노가 아니네요...
* "정부가 합법적인 비무장 시위를 폭력적 소요로 몰아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가 들어가는 트윗은 1791년 7월 17일 샹 드 마르스 학살에 대한 데물랭의 글에서 영감을 얻은 거고, 벤저민 프랭클린의 어록은 실제로 로베스피에르가 인용했던 건 아니지만 이번 타래의 논지에 잘 맞는다고 봐서 제가 인용했습니다.
* 로베스피에르가 의회에서 계엄법에 대해 가장 강경하고 거의 유일한 반대자였던 건 맞는데, 평화와 질서를 위해 자유를 억압해선 안 된다는 계엄법 반대의 주 논지가 자신의 공포정치에도 적용될 수 있어서 트윗 쓰기 망설여지긴 했습니다. 근데 그냥 이 모순도 즐기려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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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아직 현실에서 실행하기 전 종이 위에 글씨로만 존재할 때 가장 아름다울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혁명도 성공한 첫날, 모든 것을 무너뜨린 후 아직 새 것을 건설하지는 않았을 때가 가장 행복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삶과 세상은 계속되고, 결과가 어떨지 몰라도 우리는 나아가야 합니다.
오후 9:29 - 2018년 7월 27일 링크
기존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재검토되는 이 혁명의 순간에, 가능성은 천국부터 지옥까지 무한하게 열려있습니다. 심지어 둘 다일 수도 있죠. 하나 분명한 건 나아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는 인민을 믿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성공하든 실패하든 가치 있는 것을 남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후세의 인민을 믿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성과와 과오 모두로부터 배울 것이며 우리보다 더, 나아가 우리가 바랄 수 있었던 것보다도 더 많이 이뤄낼 것입니다.
하여, 끝나기도 전에 두려워 움츠러들지 않겠습니다. 어떤 끝이 오더라도 미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9thermidor #테르미도르_반동_기념
* 1794년 7월 27일 로베스피에르가 실각한 사건을 테르미도르 반동이라고 부르죠. 국민공회에서 체포된 게 그 날이고, 파리코뮌이 봉기해 석방시켰다가 농성 실패하고 모두 다시 체포되며 정리된 건 그 다음 날 28이지만요. 그리고 28일 그 날 오후에 로베스피에르와 21명의 동료들이 처형됐습니다. 1789년 시점인 본 봇이 직접적으로 얘기하긴 이상하고, 실패를 두려워 않겠지만 실패해도 역사는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암시적으로 전해봤습니다.
* 테르미도르 반동의 날에 맞춰 트윗하겠다고 진작 준비해둔 건데 망설여진 게... 며칠 전 23일에 故 노회찬 의원께서 별세하셨죠. 진보파 정치 지도자의 죽음이란 점에서 연결돼 보일까봐 노파심이 드는데, 비슷한 점도 그닥 없는 것 같지만 보이더라도 전혀 의도한 게 아닙니다. 지금 얘기하는 건, 특히 로베스피에르 롤플레잉으로 굴절시켜 얘기하는 건 너무 섣부른 일일 겁니다. 어쨌든 고인의 영면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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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아침에 가난을 없앨 수 없다면 대신 가난을 명예롭게 만들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인민이 가난한 것은 그 자신의 게으름 때문이며 지킬 재산이 없기 때문에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데도 관심이 없다는 경멸과 두려움의 시선에 맞서, 인민이야말로 무위도식하며 사치를 일삼는 부자들과 달리
오후 9:01 - 2018년 8월 5일 링크
쉴새없이 노동하며 검소하게 사는 이들, 가족과 적은 수입을 소중하게 지키며 오히려 사회의 혼란에 가장 먼저 생계의 타격을 입기에 누구보다 평화와 질서를 사랑하는 이들임을 밝힘으로써 말입니다. 또한 생계가 곤란한 극빈자들에게 공공부조를 제공해, 인간다운 삶의 최저선을 보장하고
가난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보편적인 공교육을 통해 인민이 계몽되어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힘을 갖도록 할 수 있습니다. 자유, 생명, 안전의 권리는 물론이고 국가 사회의 운영에 참여할 참정권까지 모두에게 보장함으로써, 인권이라는 가장 소중한 재산만은 모두가 지키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동지들과 했는데, 로낭이 빈정대더군요. 그래서 결국 가난을 내버려두고 그럴싸한 말로 속여 체념하게 만드는 거라고, 당장 빵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명예니 교육이니 참정권이니 하는 건 아무 쓸모가 없다고요. 저는... 순간적으로 울컥 짜증이 났습니다.
네가 모자라다고 하는 이 정도의 말 때문에 내가 의회에서 얼마나 비웃음 당하고 미친 과격파 취급을 받는지 아느냐고, 대체 어디까지 가야 만족할 수 있겠냐고 쏘아붙이고 싶어졌죠. 그리고는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부끄러워졌습니다.
아무리 빈자를 위해 발언하는 혁명 지도자가 얼마 없다 한들, 인민은 현존하는 것 안에서만 바라야 하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더 나은 것을 바랄 권리가 있습니다. 인민은 정치가들이 내놓은 것 안에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 결정한 것을 대리인, 공복들에게 명령하는 주권자니까요.
...신이시여, 제가 빈자들의 대변인 자리를 독점하고 인민을 제 정견 안에 가두려 드는 오만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혹은 그런 오만에 빠지는 즉시 저를 벌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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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놀랍도록 선선하군요. 이쯤이면 꺾일 무렵이다 싶을 때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던 더위였는데, 그렇다고 영원할 수는 없는 법이죠. 절대 끝나지 않을 듯 지독하던 더위도 계절의 흐름에 따라 물러갑니다.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견고하던 앙시앵 레짐도 역사의 진보에 따라 일소될 겁니다.
오후 11:14 - 2018년 8월 17일 링크
그래서 révolution이 천체의 순환에서 온 말인 걸까요. 자연법칙처럼 절대적인 진보의 법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고 이루어지도록 예정되어 있는 것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지금 저들이 아무리 강해 보여도, 우리의 투쟁이 아무리 위태로워 보여도, 결국 미래는 우리의 것입니다.
https://twitter.com/1789Robespierre/status/1030457763799781377 오늘 더웠죠. 다시 더워졌네요… 음… 여름이 가는 건 맞지만 잠시 거꾸로 더워질 수 있듯이, 역사는 긴 견지에서 보면 진보하지만 단기적으로 반동할 수 있죠. 그래서 자유가 법전에 새겨졌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늘 깨어서 적극적으로 지켜야 하는 겁니다! 하하하…;;
오후 8:47 - 2018년 8월 21일
* 날씨가 선선해지다가 다시 더워졌다가 종잡을 수 없어서 처음에 했던 얘기가 민망해졌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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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1789Robespierre/status/1020278208556515328 일전에 군대는 민주주의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집단이라는 말을 했지만, 인민이 인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무장한 시민군은 지배자들의 용병과 대조되는 민주주의의 보류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장 자크 루소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제네바 공화국 얘기를 잠시 들려드리겠습니다.
오후 4:21 - 2018년 9월 9일 링크
제네바 공화국은 우리 시대에선 가장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에 가까운 도시입니다. 프랑스 리옹이 10만, 파리가 50만인데 반해 제네바의 인구는 2만 명뿐이고, 강력하며 종종 위협적인 이웃들에 둘러싸여 독립을 지키고 있으며, 이론상 모두 남성 시민들로 이루어진 시의회에 의해 민주적으로 통치됩니다.
그러나 시민은 전체 주민 중 소수였고 다수는 '거주민'이라 불리는 이주민들과 그들의 후손인 '원주민'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시민권이 없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제네바를 지배하는 건 200인 평의회를 구성하는 부유한 가문들로 이루어진 소집단이었고, 200인 평의회는 다시 실권을 소위원회라는 25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행정부에 위임했습니다. 이름만의 민주정일 뿐 실제로는 과두정인 것입니다. 루소 집안은 200인 평의회에 한 번도 뽑힌 적이 없었고, 장 자크의 아버지 이자크 루소는 상류층이 사는 언덕 윗동네에서 가난한 노동자들이 사는 아랫동네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이 노동자 구역에서
정치 토론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그리고 고대 아테네 민주정이나 로마 공화국의 영웅전을 읽으면서, 어린 장 자크는 인민주권을 믿는 동시에 과두정치가 그것을 우롱하고 있음을 뼈저리게 인식하며 자랐습니다. 이런 체제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무장한 인민들의 의용군은 과두정의
소수 독재자들로부터 의혹에 찬 눈길을 받았습니다. 어느 날 한 무리의 의용병들이 동원훈련을 마쳤을 때였죠. 그들은 식사 후 생제르베 광장에 모여 장교, 사병 할 것 없이 어울려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그 광경을 창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거리로 나와 합류하고 포도주를 자발적으로
내오고 아이들도 잠옷 차림으로 엄마 아빠에게 달려왔습니다. 춤이 멈추면 온통 입맞춤과 웃음과 포옹과 건배가 휩쓸었죠. 이 작은 즉석 민중축제 속에서 이자크는 장 자크를 껴안으며 감동으로 온몸을 떨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죠. "장 자크야, 네 나라를 사랑해라. 이 선량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느냐.
이들 모두는 친구이고 형제이다. 기쁨과 화합이 이들 사이에서 넘쳐흐르고 있구나." 과두 독재에 맞서는 인민들의 이 형제애를 회상하며 훗날 40대 중반이 된 장 자크는 제네바를 찬양하는 글에 이 일화를 실었죠. 루소는 늘 자신이 자유로운 평민으로서 군주에게 종속된 귀족보다 영광스럽다 생각했고
자랑스레 '제네바의 시민'이라고 서명했습니다. 저는 군대가 인민과 분리된 집단이 되면 인민을 억압하려들 것이라 말해왔습니다. 반대로 군대가 자신과 동료시민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일어선 사람들의 집단이 된다면, 그리고 하급자를 억압하지 않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 형제애와
민주정신이 깃든다면, 그런 군대는 가장 강력한 민주주의의 방패가 됩니다. 반면 전제군주가 돈으로 사들인 군대는 외적을 물리칠 수 있을진 몰라도 내부의 자유를 지킬 수는 없죠. 우리의 군대가 진정 자유로운 인민의 도구이자 수호자가 되기를, 그리하여 또 다른 어린 루소들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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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알로윈? 할로윈? 핼러윈? 아무튼 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날이라는군요. 물론 정말 그럴 리야 없지만 가족, 이웃, 친구들과 우애를 나누는 축제는 좋은 일이죠. 모두들 즐거운 축제일 보내십시오.
#Halloween
#Halloween2018
#HappyHalloween
오후 7:57 - 2018년 10월 31일 링크
영어 발음대로 써서 핼러윈은 켈트족의 전설에 기독교의 만성절 전야가 합쳐져서 생긴 축제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지금 여기 프랑스에선 기리지 않는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축일이며 미국에서도 그곳 출신 이민자들이 기념한다고 하더군요. (* 출처: https://m.terms.naver.com/entry.nhn?docId=2180232&cid=42836&categoryId=42836)
특히나 미국의 아일랜드인 이민자들이 어떤 심정으로 이 날을 기리고 있을지 생각하면 자못 숙연해집니다. 아일랜드는 잉글랜드에 복속되어 크롬웰에게 학살당하고 아직도 종교적 탄압과 지역 차별에 시달리고 있죠. 심지어 미국에서도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들은 흑인에 버금가게 차별당한다 합니다.
물론 흑인이라고 차별당해도 되는 건 아니며 둘 모두 해방돼야 하지만. 압제 때문에 조국을 등지고 낯선 곳에 와서도 차별받는 이들이 모여 선조들을 기리는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원래의 조국을 떠나야 했는데 새로운 조국에서는 소외당하니 사실상 조국이 없는 셈이며 시민도 되지 못하는 거죠…
프랑스 국민들도 신민이었던 시절에는 조국이 없었으며 이제 막 시민이 되고 조국을 만드는 중입니다. 우리의 혁명이 아일랜드를 비롯한 모든 인류에게 자신의 조국을 갖게 할, 거대한 진보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디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한 핼러윈이 되기를… #HappyHalloween
* 할로윈데이 기념 트윗인데 역시나 혁명 얘기로 끝맺었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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